트럼프, 호르무즈 해협 화물에 20% 통행료(Toll) 추진…유가 급등·증시 하락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는 모든 화물에 20% 통행료(Toll)를 부과하고 이란 항구 봉쇄를 재개하겠다고 밝혔다. 국제유가와 글로벌 증시는 즉각 반응했으며 국제법 논란도 확산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호르무즈 해협 통과 화물에 통행료(Toll) 20% 부과를 제안하는 것을 보여주는 인포그래픽

트럼프 대통령은 13일(현지시간) 자신의 SNS인 트루스소셜(Truth Social) 을 통해 미국이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는 모든 화물에 대해 20%의 통행료를 부과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미국을 “호르무즈 해협의 수호자(Guardian of the Hormuz Strait)” 라고 표현하며 해협의 안전을 책임지는 대가를 국제사회가 부담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미국은 더 이상 아무런 대가 없이 호르무즈 해협을 지켜주지 않을 것”이라며 “안전과 안보를 제공하는 비용을 보상받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란 항구 봉쇄도 재개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에 대한 압박도 한층 강화했다.

그는 미국이 호르무즈 해협 인근 이란 항구에 대한 해상 봉쇄를 다시 시작한다고 발표했으며, 미 중부사령부(CENTCOM)는 봉쇄 조치가 미국 동부시간 기준 화요일 오후부터 재개된다고 밝혔다.

이번 발표는 미국과 이란이 최근 다시 군사적 충돌을 이어가는 가운데 나왔다. 지난 6월 체결됐던 일시적인 휴전은 반복되는 공격으로 사실상 무력화된 상태이며, 트럼프 대통령도 최근 휴전이 종료됐다고 언급한 바 있다.

국제유가 상승…글로벌 증시는 약세

금융시장은 즉각 반응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발표 직후 국제유가는 상승했고 주요 증시는 일제히 하락세를 나타냈다.

호르무즈 해협은 전 세계 해상 원유 운송량의 약 20%가 지나가는 전략적 요충지다. 최근 중동 지역 긴장으로 통항량이 크게 줄어든 상황에서 미국의 새로운 조치까지 더해지면서 시장은 원유 공급 차질 가능성을 다시 가격에 반영하기 시작했다.

국제법 논란 확산

이번 정책은 국제법 논란도 불러오고 있다.

국제해사기구(IMO)는 국제 항행에 사용되는 해협을 통과하는 선박에 일방적으로 통행료를 부과할 법적 근거가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흥미로운 점은 미국 정부 역시 그동안 같은 논리를 유지해 왔다는 것이다.

마코 루비오 미국 국무장관은 지난달 “어느 나라도 국제 수로에서 통행료를 부과할 수 없다. 그것이 국제법”이라고 밝힌 바 있다.

즉, 미국은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 통행료를 부과하려는 움직임에는 국제법 위반이라고 비판해 왔지만, 이번에는 미국이 직접 통행료를 걷겠다고 발표하면서 같은 논란의 중심에 서게 됐다.

이란, “호르무즈 해협은 우리가 통제한다”

이란도 즉각 반발했다.

압바스 아락치 이란 외무장관은 X(구 트위터)를 통해 “호르무즈 해협은 미국이 아니라 이란이 통제한다”며 미국의 발표를 비판했다.

그는 “20%는 지나치게 높은 수준”이라면서도 “우리는 보다 공정한 방식이 될 것”이라고 주장하며 맞대응 의사를 내비쳤다.

전문가, “통행료(Toll) 실행 가능성은 미지수”

시장 전문가들은 실제 정책 시행 여부에는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오바마 행정부에서 미 국무부 에너지 특사를 지낸 데이비드 골드윈은 CNBC 인터뷰에서 “20%는 사실상 갈취(extortion)에 가까운 수준”이라며 현실성이 높지 않다고 평가했다.

그는 미국이 모든 선박의 안전을 보장할 수 있다는 전제도 입증되지 않았다며 이번 발표가 실제 정책이라기보다 협상력을 높이기 위한 정치적 메시지일 가능성을 제기했다.

실제로 백악관도 통행료 부과 방식이나 징수 절차, 법적 근거 등에 대해서는 구체적인 설명을 내놓지 않았다.

한국 투자자에게 주는 시사점

이번 발표는 단순한 외교 뉴스가 아니다.

호르무즈 해협은 세계 원유와 LNG 공급망의 핵심 축이다. 이 지역의 긴장이 장기화될 경우 국제유가 상승은 물론 해운 운임과 보험료, 글로벌 인플레이션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

특히 한국처럼 에너지 수입 의존도가 높은 국가에서는 정유·석유화학·항공·해운 등 다양한 산업의 비용 구조가 영향을 받을 수 있어 향후 미국과 이란의 추가 움직임, 국제유가, 해상 물류 흐름을 지속적으로 살펴봐야 한다.

아직 구체적인 시행 방안이 공개되지 않았고, 국제법상 논란도 적지 않다. 따라서 실제 정책으로 이어질지 여부는 불확실하다. 그러나 시장은 ‘실행’보다 ‘가능성’에 먼저 반응​한다. 중동 정세가 다시 불안정해질 경우 국제유가와 글로벌 증시의 변동성이 확대될 수 있는 만큼, 향후 미국과 이란의 추가 발표 및 국제사회의 대응을 면밀히 주시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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