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가지 핵심 포인트로 보는 한국 대학의 계약학과(Contract Department) 열풍: 삼성·SK하이닉스가 캠퍼스로 향한 이유

미국 경제전문매체 CNBC가 조명한 한국 대학의 계약학과(Contract Department) 열풍.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대학과 손잡고 AI 반도체 인재를 조기 확보하는 과정과 치열한 경쟁, 장학 혜택 및 의무 조건을 상세히 분석한다.

Contract Department를 결정하기 위해 삼성과 하이닉스의 갈림길에 있는 학생들을 보여주는 인포그래픽

최근 CNBC는 한국의 대학가에 불고 있는 특별한 교육·취업 연계 시스템인 ‘계약학과’에 대해 집중적으로 조명한 보도를 통해, 글로벌 AI 패권 경쟁 속에서 한국 대기업들이 어떻게 인재를 확보하고 육성하는지를 상세히 다뤘다. 전 세계적으로 AI 기술이 급부상하면서 전통적인 대학 교육의 효용성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는 가운데, 한국의 대표 기술 기업들은 오히려 대학과 직접 협력하여 미래 인재를 양성하는 정공법을 택하고 있다. 본 기사는 CNBC의 보도를 바탕으로 한국 반도체 계약학과의 현주소와 명암을 분석한다.

1. 대학 입학과 동시에 보장되는 취업과 지원금 혜택

현재 한국의 주요 대학에는 대기업과 연계된 계약학과들이 속속 개설되어 학생들에게 입학과 동시에 파격적인 재정 지원과 취업 자리를 제공하고 있다.

서강대학교 시스템반도체공학과 2학년에 재학 중인 정 씨의 사례가 대표적이다. 메모리 반도체 강자인 SK하이닉스와의 파트너십으로 설립된 이 학과는 졸업 후 SK하이닉스 입사가 보장된다. 정 씨는 CNBC와의 인터뷰에서 매월 약 30만 원의 학업 장려금과 등록금을 전액 지원 받고 있으며, 성적과 프로젝트 수행에 따른 추가 장학금 혜택도 누리고 있다고 밝혔다. 다만, 장학금과 취업 자격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일정 수준 이상의 학점(장학금 유지 2.3, 취업 보장 2.7)을 꾸준히 유지해야 하며, 중도 포기 시 지원받은 금액을 반환해야 하는 의무가 따른다. SK하이닉스는 졸업생들이 지원받은 기간만큼 회사에 의무적으로 재직해야 하며, 다른 대졸 신입사원들과 동일한 직급과 기본급, 복리후생 혜택을 적용받는다고 했다.

한편, 라이벌 기업인 삼성전자는 성균관대학교(SKKU)와 손잡고 AI 소프트웨어 분야의 5년 통합 학·석사 과정인 ‘지능형소프트웨어학과’를 운영하고 있다. 성균관대 3학년에 재학 중인 김 씨는 입학 후 첫 3년 동안 요건 충족 시 등록금 전액을 지원받는다고 했다. 다만 SK하이닉스 계약학과와는 달리, 3학년 하반기에 삼성전자의 별도 채용 전형을 통과해야 최종 취업이 확정된다. 이 과정을 통과한 학생들만 남은 2년 과정 동안 전액 장학금을 계속 지원받게 된다. 성균관대 프로그램은 2024년에 신설되어 아직 첫 졸업생이 배출되지 않은 상태다.

2. 날로 치열해지는 계약학과(Contract Department) 경쟁

AI 붐을 타고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글로벌 반도체 기업들이 거액의 연봉과 파격적인 복지혜택을 제공하면서, 이들 계약학과에 들어가기 위한 경쟁은 날이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다.

서울에 본사를 둔 입시기관 종로학원의 데이터에 따르면, 대기업 연계 계약학과의 전체 지원자 수는 전년 대비 38% 이상 급증했다. 현대자동차, LG유플러스 등 타 대기업 연계 과정을 포함해 수험생들의 선호도가 폭발적으로 증가한 것이다. 구체적으로 2026학년도 정시모집 기준, 삼성전자 계약학과 지원율은 6.5% 상승했으며, SK하이닉스 연계 계약학과 지원율은 12.7% 올랐다. 삼성전자 계약 과정은 평균 13.44대 1, SK하이닉스는 9.14대 1의 경쟁률을 보이며 이들 학과의 인기가 어느 정도인지를 보여주고 있다.

서강대 정 씨는 2025학년도에 비해 2026학년도 입시에서 경쟁률과 합격선이 한층 더 높아졌다고 전했다. 성균관대 김 씨 역시 매년 후배들의 입학 성적이 점점 더 높아지고 있어서 지금 본인의 성적으로는 입학하기 어려웠을 것이라며 경쟁이 뜨거워지고 있는 생생한 분위기를 전했다.

3. 단순 장학 지원을 넘어선 기업과 캠퍼스의 결합

이들 계약학과는 단순한 경제적인 지원에 그치지 않고, 기업 실무진이 직접 교육 과정과 현장 경험에 깊숙이 관여하는 형태로 진화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성균관대 장학생들에게 해외 삼성 연구소 방문, 글로벌 학술대회 참석, 삼성전자 인턴십 프로그램 참여 등 다양한 체험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학생들은 실제 수원 본사와 해외 지사를 방문하며 기업 문화와 현장을 체감하고 있다.

SK하이닉스의 경우, 임직원들이 직접 캠퍼스를 찾아 특강과 세미나를 진행한다. 정 씨는 1학년 때 들었던 수업이 가장 인상 깊었다고 회고했다. 매주 SK하이닉스의 임직원과 엔지니어들이 학교를 찾아와 현업에서 다루는 기술과 비즈니스 영역을 강연했고, 학생들은 실제 산업 현장의 문제에 대한 해결책을 임원들에게 직접 제안하고 피드백을 주고받는 경험을 쌓고 있다.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 등 한국의 반도체 투 톱들에게 인재 채용은 이제 대학 졸업 이후가 아니라, 대학 입학 단계부터 시작되고 있다. 전통적인 고등교육의 가치에 대한 논란이 이어지는 가운데 한국의 주요 기술 기업과 대학들이 밀접하게 연계되어 구축한 이 계약학과 모델은 미래 AI 인재를 선점하기 위한 가장 확실하고 강력한 경쟁력으로 자리 잡고 있다.

한마디: AI 패권 시대, 한국 반도체가 바꿔 놓은 인재 육성의 새로운 해법

글로벌 빅테크들의 AI 패권을 차지하기 위한 격전 속에서 실리콘밸리를 중심으로 기존 대학 교육의 효용성에 대한 회의론이 고개를 들고 있지만, 한국의 반도체 생태계는 전혀 다른 해법을 증명해 보이고 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대학과의 밀접한 협력을 통해 운영하는 ‘계약학과’ 모델은 일반적인 장학 지원을 넘어, 입학과 동시에 산업 현장과 직결된 인재 파이프라인을 구축한다는 점에서 시사하는 바가 크다.

기존에는 대학 졸업 후 별도의 입사전형을 통해 선호하는 기업을 선택하고, 합격하면 그 기업에서 요구하는 교육을 처음부터 새로 받아야 했기에 재교육에 들어가는 막대한 비용뿐만 아니라 시간 또한 간과할 수 없는 큰 손실이었다. 이와 같이 산.학이 연계되어 처음부터 기업에서 필요한 교육을 대학에서부터 제대로 받게 된다면 경제적인 효과는 엄청날 것이다.

기업은 최고 수준의 실무형 인재를 조기에 선점하고, 학생들은 확실한 진로와 안정적인 연구 지원을 보장받는 이 상생의 생태계는 점차 치열해지는 글로벌 반도체 공급망 경쟁에서 한국이 우위를 지키게 만드는 독보적인 무기가 될 것이다. 대학 캠퍼스가 곧 글로벌 산업 현장의 최전선이 되는 이러한 교육·기업 연계 모델은, 향후 AI 혁신을 이끌어갈 미래 기술 인재 육성의 가장 모범적인 벤치마크 사례가 되지 않을까?

한편, KJ FINANCE FLASH가 발행한 [9월 4일자 기사]와 함께 읽으면 AI 시대가 우리의 연애관, 대중문화를 비롯하여 사회 전반의 풍경을 바꾸고 있다는 현상을 다룬 흥미로운 스토리와 만날 수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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