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험실 탈출하는 양자컴퓨터”…아마존이 찍은 ‘D-데이’는?

앞으로 5년 뒤, 상상 속의 컴퓨터가 현실이 된다”…아마존 AI 수장이 던진 폭탄 선언

수조 개의 방을 가진 거대한 미로가 있다. 기존의 슈퍼컴퓨터는 이 미로를 빠져나가기 위해 한 길, 한 길 차례대로 가보느라 수백 년의 시간을 쓰고 있다. 반면, ‘이 컴퓨터’는 수조 개의 길을 동시에 걸어가 단 몇 초 만에 출구를 찾아낸다.

공상과학 영화 속 이야기가 아니다. 인류 과학의 최종 목적지로 불리는 ‘양자컴퓨터(Quantum Computer)’의 이야기이다. 그동안 “우리 세대 안에는 보기 힘들 것”이라던 이 꿈의 컴퓨터가 우리 생각보다 훨씬 빨리, 구체적으로 우리 삶에 침투할 것이라는 경고음이 울렸다. 글로벌 빅테크 공룡 아마존(Amazon)의 핵심 경영진이 구체적인 ‘상용화 타임라인’을 공식적으로 찍었기 때문이다.

영화 속 기술이 내 손안에?”…아마존이 예고한 5~7년 뒤

최근 아마존의 AI 및 양자컴퓨팅 부문을 이끄는 피터 디산티스(Peter DeSantis) 총괄 부사장은 외신과의 인터뷰에서 폭탄 선언을 내놓았다. “앞으로 5년에서 7년 사이, 기업들이 실제로 돈을 지불하고 사용할 만큼 ‘상업적으로 유용한’ 양자컴퓨터가 등장할 것”이라는 예측이다.

그동안 양자컴퓨팅은 매력적이지만 언제 실현될지 모르는 ‘신기루’ 같은 기술로 치부되곤 했다. 하지만 클라우드와 AI 칩 시장의 절대강자인 아마존이 ‘2031년~2033년’이라는 구체적인 타임라인을 제시하자, 글로벌 테크 리포트들과 투자 시장은 일제히 술렁이기 시작했다.

왜 ‘속도 빠른 컴퓨터’가 아니라 ‘신인류의 도구’인가?

많은 이들이 양자컴퓨터를 “지금 쓰는 PC보다 훨씬 빠른 컴퓨터” 정도로 오해하곤 한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이를 “말과 자동차의 차이”라고 설명한다. 말이 아무리 빨리 달려도 하늘을 날 수 없듯이, 기존 컴퓨터가 아무리 발전해도 풀지 못하는 영역을 양자컴퓨터는 아예 다른 차원의 방식으로 풀어내기 때문이다.

아마존이 꼽은 첫 번째 격전지는 바로 ‘화학’과 ‘신소재’ 분야이다.

  • 100년 걸릴 신약 개발을 단 몇 시간 만에: 부작용 없는 암치료제나 치매 치료제를 만들기 위한 수억 개의 분자 조합 시뮬레이션을 순식간에 끝낸다.
  • 배터리 혁명과 친환경 에너지: 한 번 충전하면 서울에서 부산을 몇 번씩 왕복하는 기적의 배터리 소재, 공기 중의 탄소를 완벽하게 포집하는 신소재가 이 컴퓨터의 손에서 탄생할 수 있다.

즉, 인류가 직면한 기후 변화, 난치병, 에너지 고갈 문제를 해결할 ‘치트키(Cheat Key)’ 가 손에 쥐어지는 셈이다.

양자 무어의 법칙’이 시작된다…다가올 투자 지형도의 변화

아마존은 이번 발표에서 흥미로운 단어를 던졌다. 바로 “양자 무어의 법칙”이다. 과거 반도체 성능이 2년마다 두 배씩 폭발적으로 성장하며 스마트폰 시대를 열었듯이, 양자컴퓨터 역시 5~7년 뒤 첫 상용 모델이 나오면 그 이후에는 매년 기하급수적으로 진화할 것이라는 뜻이다.

인터넷이 처음 등장했을 때와 스마트폰이 처음 세상에 나왔을 때 세상의 부의 지도가 통째로 바뀌었던 것을 우리는 기억하고 있다. 아마존, 구글, 마이크로소프트 등 글로벌 공룡들이 사활을 걸고 이‘양자 레이스’에 수조 원을 쏟아 붓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실험실 구석에서 차가운 액체질소 속에 갇혀 있던 양자컴퓨터가 이제 비즈니스 현장으로 걸어 나올 준비를 하고 있다. 앞으로의 5년, 테크 시장의 거대한 지각변동을 주목해야 하는 이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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